헬스 톡톡_ 라정찬 바이오스타 줄기세포연구원장
60대 이상 3명 중 1명이 앓는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연골이 닳아 없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금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었다. 약물을 주입해 통증만 줄이거나 수술로 인공관절을 넣는 정도가 치료법의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닳아 없어진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제가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줄기세포의 재생 능력을 활용한 이 치료제의 이름은 ‘조인트스템’. 10여 년의 연구 끝에 조인트스템을 개발한 라정찬 바이오스타 줄기세포연구원장을 만났다.
―줄기세포가 연골을 재생하는 과정을 설명해 달라.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해 환자의 관절에 다시 넣는 과정은 농사와 비슷하다. 우선 배꼽 옆에서 피하지방을 10~20cc 추출한다. 원심분리로 지방조직에서 세포만 분리한다. 모판에 씨앗을 심듯 분리된 세포를 플라스크에 얇게 깐다. 그 위로 특수 물질을 입힌다.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자라게 하는 물질이다. 48시간 동안 배양이 끝나면 모를 모판에서 논으로 옮겨 심는 것처럼 줄기세포를 더 넓은 플라스크로 옮긴다. 이때 줄기세포 외 다른 세포는 버린다. 이후 2번의 배양을 추가로 거쳐 건강한 줄기세포만 남긴다. 3주가 지나면 줄기세포는 2억개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품질이 좋은 1억개만 다시 골라내 환자의 관절에 주입한다. 연골이 재생되는 데는 최소 3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에 무리하지 않고 잘 관리하면 6개월~1년 후 관절염이 크게 개선된다.”
―줄기세포가 연골을 재생했다는 연구가 있나.
“현재 임상 2상 시험이 마무리됐는데, 임상시험이 진행된 서울시보라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강동경희대병원에서 모두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실제 관절이 닳아 없어진 환자에게 이 치료제를 주입하고 나서 관절내시경으로 무릎 안을 봤더니 연골이 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공명영상(MRI)에서도 연골 두께가 두꺼워지고 연골 표면이 매끄러워진 것을 확인했다. 관절염의 정도를 평가하는 ‘통증평가지수(VAS)’와 ‘골관절염증상지수(WOMAC)’ 역시 모두 개선됐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도 같은 효과가 확인됐다.”
―줄기세포만 주입해도 효과가 있나.
“그렇다. 별도로 연골세포를 뽑아내 줄기세포와 함께 배양하지 않더라도 치료 효과가 있다. 줄기세포가 연골세포를 찾아가 연골조직을 재생한다. 최근 자체 실험에서 이 기전도 밝혀냈다. 연골 손상 부위에서 사이토카인이라는 신호물질이 분비되는데, 줄기세포의 리셉터가 이를 인식하고 찾아가 연골세포와 알아서 결합하는 것이다.”
―기존에 활용되던 ‘PRP 주사’ 또는 ‘SVF 주사’와는 무엇이 다른가.
“우선 PRP 주사는 혈액을 뽑고 혈소판을 풍부하게 해 다시 주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혈액 속 성장인자가 조금 늘어난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조인트스템과는 원리와 효과 면에서 전혀 다르다. SVF 주사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것은 맞다. 그러나 지방을 50㏄ 정도 뽑아서 단순 원심분리 후 다시 넣는 방식으로 줄기세포의 개수가 50만 개 내외에 그친다. 줄기세포 치료의 핵심은 얼마나 배양을 잘하느냐다. 조인트스템은 특허받은 배양 기술로 지방 10~20㏄에서 줄기세포 2억개를 만들어낸다. 당연히 효과에도 차이가 크다.”
―치료제는 언제 출시되나.
“올해 안에 시판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에서 임상 2상 시험을 마친 상태다. 조건부로 임상 3상 시험이 조만간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고, 요청 서류까지 제출한 상태다. 임상 3상 시험이 조건부 허가로 개시되면 일반 환자의 경우 늦어도 내년부터 이 치료를 병원에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3/2017120301051.html